가을이 시작되면 억새와 꼿무릇, 단풍의 계절 그리고 하늘이 아름다워지는 계절이다.
영남알프스 영축산 신불산 간월재에 청억새가 은빛으로 바뀌는 시기를 맞춰서 산행을 했다. 개인적으로 청억새가 은빛으로 바뀌는 부분을 참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능선의 아름다움과 바람에 따라 변화가 되는 조망이 기대가 많이 되었다.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 억새와 연무가 춤을 추는 영남알프스를 만나게 되었다.
영남알프스 등산코스 안내
등산코스 : 국립신불산폭포 자연휴양림 주차장 - 영축산 - 신불재 - 신불산 - 간월재 - 원점회기
거리 : 15.9k
소요시간 : 6시간 40분
산행난이도 : 중
오늘 산행의 특징 : 강풍주의보로 인하여 바람이 많이 불었다. 능선에서 부는 바람이 순간 강하게 불었지만 전체적으로 적당한 바람이 연무와 억새가 만나서 춤을 추는 춤사위가 너무 아름다웠던 여행을 선물 받은 거 같다.
오늘 신불산폭포 자연휴양림에 산행을 시작하는 분들이 많지 않아 상단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어제 비가 많이 내린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계곡의 수량도 많고 숲의 생기도 넘치는 모습이다. 선명한 색과 숲 내음이 너무 좋은 산행 시작을 시작했다.
산행시작은 사진 아래 우측 데크계단으로 산행을 시작해야 한다.
산행 초반은 등로가 조금 거칠고 가파른 편이다. 약 20분 정도의 오르막 구간이 지나면 등산을 하기 위한 준비 상태로 천천히 걸으며 몸을 준비시키면 오늘의 코스는 큰 어려움이 없는 코스이다.
20여분 오르막 구간을 오르고 나면 전체적인 코스가 큰 어려움 없는 코스로 생각하면 된다. 오르막 내리막 구간이 있는 코스이지만 신불산자연휴양림에서 영축산 가는 길과 능선 산행 길의 난이도는 평균 등산 난이도보다 낮은 편이다.
신불산과 영축산 갈림길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영축산으로 발거름을 옮긴다.
산행 전 날 비가 많이 내린 거 같다. 계곡 물의 수량이 제법 있는 편이다. 숲 속도 습도가 높은 편이고 바람이 불어 숲 속이 매우 스산한 기분을 가져다주었다.
계곡 길을 지나 단조성터에 이르는 길은 오르막 구간이다. 몸이 일상에서 등산을 하는 몸으로 적응을 해서 큰 어려움 없이 이동이 가능하다.
단조성터에 도착을 한다.
능선에 오르니 등로가 많이 젖어 있다. 비가 많이 왔던 모양이다. 하늘의 연무가 춤을 추 듯 흘러 다닌다. 가을바람이 조금은 강했지만 시원한 여행을 이어가는 기분이 참 좋다.
청 억새가 이제 색을 달리하고 있었다. 청 억새가 펼쳐놓은 영남알프스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색이 바뀌어가는 이 시점이 나는 더 아름다운 거 같다. 그동안 억새하면 은빛물결의 모습만 생각했었지만 색의 변화 과정을 보는 모습이 더 좋은 것 같다. 하늘과 연 초록한 숲과 색이 바뀌어가는 억새가 오늘은 영남알프스의 이색적인 모습으로 다시금 다가왔다.
저 멀리 영축산이 보인다. 드 넓은 평야에 하늘은 춤을 추며 다가오는 가을의 풍성함을 노래하는 거 같다. 그 위치에 서 있는 나는 아주 작은 모습이지만 자연이 주시는 이 날의 이 풍경에 감사하며 길을 걸어간다.
색이 바뀌어가는 억새가 오늘은 왠지 새롭고 생명력이 더 강해 보인다. 에너지가 넘친다.
영남알프스 9봉 중 하나인 영축산에 도착을 한다. 나는 영남알프스 9봉 인증을 한번 진행 해 보았다. 그리고 100대 명산을 위한 산행도 해 보았고 국립공원 스탬프도 진행을 했었다. 그래서 그럴까 이제 인증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다. 자연에 들어오면 그 자체를 즐기는 게 좋다. 정상이 아니어도 좋다.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되었다. 인증보다 호흡하는 과정 속에 보이는 숲과 나무 하나하나 그리고 능선과 정상에서 보는 자연이 주는 그날들의 다른 모습을 그저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감사하게 생각을 하게 된다.
영축산 아래에서 연무가 춤을 추며 능선을 타고 오르다 내리기를 반복한다. 누군가는 곰탕이라 이야기하며 아쉬움을 느끼기도 하는 그런 날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수목담채화를 눈에 담을 일이 그리 많지 않은데 이 또한 즐기기 따름인 거 같다.
영축산을 뒤로하고 신불재로 간다. 설렌다. 신불재의 억새는 어떠한 모습으로 선물을 줄까 기대하게 된다. 하늘은 계속 춤을 춘다.
길은 등산이라기보다 더욱 편해졌는데 걸음은 더욱 천천히 걷게 된다. 억새를 보다 하늘을 한 번씩 올려다보며 걷는다. 걸음은 더욱 느려진다.
신불재가 코 앞이다. 눈에 담아지는 신불재, 가려져 있는 신불산이 멋스럽게 보인다.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아주 느리게 하늘과 억새가 발을 맞춰 춤을 춘다. 바람은 하늘과 억새에게 음악의 파동을 선사한다. 신비로운 모습이다. 클래식과 강렬한 힙합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신불산은 정상석이 두 개다. 신불산에 오르니 잠시 숨을 고르 듯 바람의 음악 소리가 잔잔하게 바뀐다. 고요함을 준다. 오늘은 산객도 많지 않아 내 숨소리만 들린다. 그리고 온 세상이 흰 도화지처럼 바뀌었다.
사실 오늘은 시간의 제한이 있어 다시 신불재로 내려가 신불산자연휴양림으로 하산을 생각했다. 그런데 내 발걸음은 간월재 방향으로 가고 있다.
산 아래 간월재가 보인다.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의 하늘이 오늘은 다 다르다. 이렇게 순간순간 바뀌는 날씨는 능선 길의 처음과 지금의 색이 완전히 다름을 보여준다. 그라데이션의 색을 능선 길에서 다 만나게 되었다.
간월재의 억새도 춤을 추었다. 때론 잔잔한 음악과 함께 때로는 강렬한 비트에 몸을 실어 춤추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좋다.
간월산장은 컵라면 맛집이다. 맛집을 시간의 이유로 그냥 지나친다. 간월산에게 아쉬움을 전하고 신불산자연휴양림으로 하산을 한다.
하산 길은 다소 지루한 기분이 든다. 나는 이 길이 처음이다. 영남알프스 산행은 배내고개를 들머리와 날머리로 주로 산행을 했다. 신불산자연휴양림 원점회기 코스는 처음이다. 임도 길이 너무 길다.
천주교 무슨 굴이다. 잠시 들려본다.
신불산자연휴양림 상단에 도착을 했다. 계곡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계곡 옆이 임도 길이라 아쉽기는 하지만 계곡이 정말 예쁘다. 물소리도 좋고 하산 길 지루함을 충분히 달래 주었다.
하산을 거의 마무리할 즈음 파래소폭포를 만나게 된다. 물 수량이 많다 보니 폭포가 너무 아름답다. 그리고 기암괴석의 독특함도 같이 담고 있어 파래소폭포가 더 아름다운 거 같다.
오늘은 춤추는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을 만난 것에 나도 어깨가 들썩이는 여행을 했다. 하산 후에도 흥이 오른다. 입가에는 무슨 노랫말인지 모르지만 뭔가를 흥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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